12월호 - 양평 지음재(知音齋) 황토방과 모던하우스의 만남
ㅣ건축주가 요청한 전원주택의 8가지 로망
전원주택에 산다는 건 로망을 누리는 동시에 불편함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아파트에 살았을 때 경험하지 못했던 불편함을 상쇄하기 위해선 전원주택만이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양평 지음재 건축주가 요청한 전원주택의 8가지 로망은 건축가의 배려로 고스란히 실현되었다.
1. 황토방
평소 황토방/찜질방 이용을 즐기는 건축주 부부가 특별히 요청한 공간이다. 황토 벽돌 사이에 단열 기능을 가지는 참숯을 넣어 인공자재 사용을 줄였다. 내부 벽은 황토, 천장은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아궁이를 통해 구들로 방을 데우는 전통방식은 그대로 살리면서, 집 외관과 어울리고 화재에 강한 징크를 지붕재로 사용해 현대적인 기능과 미를 더했다.
2. 필로티
원래는 정자나 원두막처럼 지붕이 있는 야외공간을 원했던 건축주 부부에게 부엌과 바로 연결되는 필로티 공간을 제안했다.
주방과 바로 이어져 있어 동선이 편리하고, 많은 손님이 와도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앞마당과 데크와도 연계해 다목적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3. 복층형 거실
거실의 층고를 2층까지 높여 현관에서 들어왔을 때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노출형 계단과 복도가 통해 있어, 전용 면적은 줄었지만, 공간을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다.
거실의 상단부와 계단을 향하는 쪽으로 측창을 내어 내부로 다양한 빛이 유입되고, 이 창을 열면 여름에는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
4. 벽난로
다른 곳보다 다소 추운 지역임을 감안해 난방에 각별히 신경 썼다. 특히 열이 확산하는 복층형 거실의 공기를 빨리 데울 수 있도록 벽난로를 설치했다.
난방뿐만 아니라 거실 인테리어 효과를 내고 벽난로 속의 그릴을 이용해 군고구마를 구워 먹는 재미는 전원주택 로망의 꽃이 되어준다.
5. 잔디 정원
아파트가 아닌 삶을 선택하는 대다수의 사람이 전원주택에 가지는 가장 큰 로망이 바로 너른 마당이다. 꽃과 나무를 심으며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고자 요청했고, 마당 한켠에는 텃밭도 조그맣게 마련했다.
손주들이 놀러 왔을 때 맘껏 뛰어놀 수 있게 된 것도 덤으로 받은 선물이다.
6. 풍경이 가득한 집
집 앞에 훌륭한 자연경관이 있는데 집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차경(借景)을 통해 공간을 풍부하고 환하게 만들어주었다.
2층의 중간 방에는 집 앞에 흐르는 골짜기 사이로 손님이 오가는 길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을 내었고, 안쪽 방에는 마당과 산세를 바라볼 수 있는 전면 창을 설치했다.
7. 단열 성능이 좋은 집
단열 및 결로 방지를 위해 외벽은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20㎜로, 내벽은 열반사단열재를 부착해 이중처리하고 여기에 석고보드를 두 겹 부착했다.
급탕을 위한 기름보일러 외에 지자체 신청을 통해 정부지원을 받아 펠릿 보일러도 연동되도록 설치했다.
8. 지하주차장
대지 레벨이 도로보다 높아 마당 아래에 지하주차장을 설치했다. 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주차는 오히려 더 편리하고, 마당 면적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에는 차가 태양으로부터 가열되는 것을 막고, 눈이나 비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