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제주도 소규모 부지 개발을 위한 네 가지 조언

제주도 소규모 부지 개발을 위한 네 가지 조언

현지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왼쪽부터) (주)JD홈플랜 오권만 대표[(사)한국목조건축협회 제주지부 회장] / (주)JD건축사사무소 이은미 소장(건축 설계) / (주)JD건축사사무소 최유철이사(부동산 및 분양·임대 컨설팅) / (주)JD건축사사무소 강영기 이사(개발기획 & 마스터플랜)

제주도는 이제 개인 단독주택 건축 수요를 넘어 소규모 부지 개발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문화, 환경, 제도, 계획에 대한 이해 없이 단지 땅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는 법이다.

 

2016년 제주도 인구가 65만명을 넘어섰고,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만명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제주도 주거 수요의 증가와 함께 건축 경기도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최근에는 중국발 부동산 투자가 둔화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개인 단독주택 건축과 대규모 단지 개발 사이로, 300~2,000평 소규모 땅을 바탕으로 한 부지 개발이 늘고 있는 것도 한 흐름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소규모 부지 개발은 제주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주)제이디홈플랜의 네 전문가 오권만 대표(이하 오), 이은미 소장(이하 이), 최유철 이사(이하 최), 강영기 이사(이하 강)와 이야기를 나눴다.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에 대비하라

“갈수록 강화되어가는 건축 규제, 현지의 노련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Q 제주도의 건축 경기는 좋다는데, 건축을 하기는 오히려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제주도 건축이 호황이라고 하지만, 과거와 달리 갈수록 건축이나 개발은 어려워지고 있다. 제주도 행정기관이 이제 지나친 개발을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섬 자체도 이제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당수 땅이 자연녹지와 계획관리지 지역인 경우가 많은데 이럴수록 제도적인 대비를 해두지 않으면 땅이 있어도 쉽게 개발하기 어렵고, 토지를 구매할 때도 이를 신중히 알아봐야 한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공급하려다보니 아무래도 개발이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시가 계속 팽창해 중산간의 녹지지역까지 개발이 되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지자체에서 규제를 강화해가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도내 행정도 무시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육지에서는 법규에 맞게 준비를 맞추면 허가가 대부분 이뤄지기 때문에 허가 유무와 그 기간(시일) 등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법규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도 마지막에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변수가 종종 있다. 소위 ‘내부지침’이라는 것들인데, 이게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다 보니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어려운 부분이다. 설계 업무는 전자화가 상당히 진행된 분야 중 하나여서 육지에서 도내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도내 행정의 불확실성으로 애를 먹기도 한다.

 

관련 사례로 ‘곶자왈’ 개발 케이스를 들 수 있다. 이 지역의 조례로는 건물 높이 15m 이하까지 건축이 가능했지만, 실제 심의에서는 1층으로 5m 이하로만 건축을 진행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내부지침뿐만 아니라 사용승인검사도 과거와 달리 다락까지 꼼꼼하게 보는 추세다. 그래서 현지의 설계사나 시공사를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도만의 특수한 사회문화를 활용하라

 

 

Q 제주도 특유의 인적 네트워크가 건축과 개발에서도 크게 작용한다고 하던데.

그렇다. 제주도 내 택지 구매와 개발에 앞서 제주도의 부동산 문화도 살펴봐야 한다. ‘제주도에는 부동산이 없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부동산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전통적으로 제주도는 땅을 부동산과 같은 중개업체에 맡겨 파는 일이 좀처럼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 지역 공동체 안에서 친인척이나 이웃, 아는 사람에게 ‘넘겨준다’는 개념에 가깝다. 이런 문화를 제주어로 ‘괸당문화’라고 부르는데, 이 때문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도심지역 외에서는 토지 구하기가 수월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근래는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어 희석되어가는 면도 있지만, 아직도 생활문화 전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괸당’은 험한 제주도의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마을 구성원끼리 끈끈하게 뭉쳤던 데서 유래한 사회적 문화다. 같은 괸당이 아닌 외부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배타적이지만 성공적으로 괸당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일의 상당 부분이 훨씬 편해진다. 건축이나 개발도 예외가 아니어서 토지나 건물 구매도 쉬워지고, 건축 시 건축주나 시공사를 힘들게 하는 민원 관리도 수월해진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오래 활동하는 시행사나 시공사들은 정기적으로 마을들을 돌며 꾸준히 관계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토지주·건축주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기후에 맞춘 설계와 시공을 고려해라

 

 

 

 

 

 

 

 

 

 

 

 

 

 

 

 

정교한 프리컷 방식 중목구조로 지어진 주택은 제주도의                  주택의 양식 자체보다, 제주도라는 주변환경과 어떻게 조화            자연환경에서 더욱 돋보이는 공법이다. JD홈플랜                             될지 고민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JD홈플랜

 

 

Q 제주도에서의 건축이 육지와 다른 부분은 무엇인가.

 

한 덩어리 땅에 구획을 나누고, 주택을 짓는 것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제주도의 건축이라고 해서 유별나게 다른 것은 아니다. 단지 제주도에 맞춘 건축 문법, ‘제주화(化)’가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예 외떨어진 곳이 아닌 이상에야 동네 분위기, 땅 자체의 형태와 함께 설계 디자인과 시공이 들어가야 한다. 물류 비용이나 인부 수급, 비바람과 태풍, 습기가 많은 자연환경을 고려한 설계도 필요하다. 특히나 소규모 개발이라면 분양이나 임대로 이어지니만큼 시공성과 건축완성도로 측정되는 시장성에 대한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

 

 

 

 

 

 

 

 

 

 

 

 

 

 

 

 

 

 

 

 

 

 

 

 

 

 

 

 

자연녹지와 계획관리지역의 개발이 많이 이뤄지면서, 제주도에서는 갈수록 개발 허가가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제주화는 ‘조화’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 흔하게 나는 현무암을 사용해 돌담 같은 것을 만든다고 제주 건축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중해식 양식이든, 모던 양식이든 마을과 풍경, 기후와 생활이 조화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특히 건축상 제주도라는 자연환경에서는 기밀과 방수, 이 두 가지를 가장 우선순위에 둘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만큼 기온이 높고, 섬이기 때문에 비와 습기가 매우 많다. 습기는 특히 목조주택의 경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여러 하자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벤트 시설을 다르게 한다든가 레인스크린을 철저히 시공하고, 습기나 해안가 염분에 의한 부식에 대비해 아연도금 철물을 사용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십여 년간 제주도에서 설계·시공을 진행하면서 제주도와 비슷한 기후를 가진 일본 주택에서 적지 않은 아이디어를 얻어 중목구조를 제주도에 맞춰 적용하기도 했다. 특히 정확한 도면 인식이 필요한 구조로, 자재가 정밀하게 재단되어 오는 것을 조립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도면을 잘 읽을 수 있는 팀이 필요하다.

 

 

 

땅을 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라

 

 

 

 

 

 

 

 

 

 

 

 

 

 

 

다섯 필지 규모로 부지 개발과 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 이 곳도 주변과 필지를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건축중인 주택에는 ZIP 시스템(OSB합판과 하우스랩 시공과 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용 지붕·벽)을 적용해 기밀과 방수를 효과적으로 잡았다.

 

Q 소규모 부지 개발의 성공은 무엇이 좌우하는가.

 

가장 애매한 부분이 300~2,000평 수준의 ‘소규모 개발’이다. 큰 규모의 땅은 개발에 있어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소규모의 땅은 활용의 방향성이 애매하다. 집 한 채만 지을 수는 없어 구획을 나누고 토목공사를 거쳐 분양 등을 하는데, 개인이 진행하기는 많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소규모 땅은 보통 오래전부터 형성되어온 마을이나 그 주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개발에 앞서 고려할 것들이 많다.

 

직접 개발하자니 여러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민원 문제다. 토지주가 동네 사람이라고 해도 과거와는 다르게 민원이 상상 이상으로 들어오게 된다. 토목 과정부터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이젠 일부 지역은 서울보다도 체감 난이도가 높다. 자연지가 아니라 마을에 위치한 소규모 부지를 개발하려 한다면 지적 상황과 현 상황을 면밀히 비교해야 한다. 오랜 시간 촌락이 형성되면서 과거 지적 구분이 지금의 주택 배치와 맞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측량 결과로는 내 땅인데, 담이나 주택이 경계를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토지 맞교환이나 토지 매수, 매도 등을 통해 정리하려고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소규모 부지 개발은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 곳과 협력해 처음부터 계획을 잘 잡아 진행하는 것이 더 큰 시간적·금전적 비용 소모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소규모 부지를 개발하고 어떻게 활용하나도 생각해볼 지점이다. 개발에 앞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얼마를 가지고 어느 정도로 지어야 할지 전체적이고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한편, 조급하게 무조건 분양만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임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만하다. 특히 제주도는 이주에 앞서 ‘제주 한 달 살기’ 등으로 단기간 임대가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에 다양한 임대 수익 형태도 노려볼 수 있다. 그리고 수익 형태에 따라 최적의 획지 계획과 설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문가와 충분하게 검토하는 것이 좋다.

 

관련
​사이트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