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은 곧 재산”…요즘은 부엌창문 키우기 경쟁
ㅣ“조망권은 곧 재산”…요즘은 부엌창문 키우기 경쟁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조망권에 따라 집값은 수천만원의 차이를 보인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아파트 창 밖으로 강이나 산, 바다, 골프장 등 멋진 풍경이 펼쳐질 경우 집값은 껑충 뛴다.
조망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책정 단계부터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다.
강이 보이는 동과 안 보이는 동은 신규 분양가부터 다르게 책정된다. 그야말로 조망권이 곧 재산인 셈이다.
조망권이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건설사들은 조금이라도 조망권을 더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개발 및 설계 특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아파트 평면설계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4베이(방 3개와 거실이 남향창에 면하는 구조)는 채광, 통풍은 물론 조망권까지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의 집약체로 불린다.
게다가 일부 아파트에서는 4베이를 넘어 5베이, 6베이까지 선보이며 조망권을 강화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C3블록에 들어서는 광교 아이파크에 적용된 넓은 주방 창
북향인 부엌이나 서재, 알파룸의 조망권 역시 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북향 조망권마저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북향인 주방의 창문을 확대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26일 광교신도시에서 모델하우스를 동시에 오픈한 광교 더샵과 광교아이파크는 호수조망 여부로 집값이 극명하게 벌어졌다. 광교 더샵은 C4블록, 광교 아이파크는 C3블록으로 서로 이웃한 단지였지만 C3블록은 호수 조망권이 넓게 형성된 반면, C4블록은 호수 조망권이 일부에 국한됐다. 3.3㎡당 평균분양가는 조망권에서 약세를 보인 C4블록이 1470만원대, C3블록이 1590만원대로 격차를 보였다. C4블록의 전용면적 84㎡ 인기층 분양가는 5억1000만원대였으나, C3블록 84㎡ 인기층 분양가는 5억9000만원대로 약 8000만원 가량 벌어졌다.
호수 조망이 되는 C3블록 아파트는 조망권 극대화를 위해 주방 측 싱크대 크기를 줄이고 넓은 창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광교신도시 B3, B4블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에 적용된 넓은 주방 창.
원래 주방과 베란다 사이의 통풍과 채광을 위해 존재했던 주방 창이 발코니 확장이 일반화돼 베란다창 역할을 하면서 조망권까지 염두에 둔 창으로 발전한 것이다. 같은 날 분양 개시한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역시 주방에 넓은 창을 적용했다.
분양 관계자는 “호수 조망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구조 설계에 혼신을 기울였다”며 “주방 창문의 조망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주방 창문 크기도 다른 아파트보다 훨씬 크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남향이 아닌 북향 창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는 다양하게 전개돼 왔다.
지난 2013년 말 분양한 신반포 한신1차 재건축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는 북향으로 바라보이는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용 59㎡C에서 거실의 남향창을 북향창으로 전환한 파격적 평면을 선보였다. 이 평면은 당시 청약에서 15가구 모집에 700명이 접수하며 최고경쟁률(46.6대 1)을 기록하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해 5월 분양한 미사강변 2차 푸르지오에서도 북향거실 평면을 선보여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염을 토하며 분양 초기 이미 높은 웃돈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