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명륜동 달 놀이집

명륜동 달 놀이집

명륜동 달 놀이집
건축가가 사는 협소주택

골목의 폭이 넓지 않아 공사하는 데에도 수월하지 않았다. 소음이나 차량 진입으로

주변에 민폐 아닌 민폐를 끼쳤다며 이젠 동네에 베풀 일만 남았다는 건축주 가족

BEFORE 벽돌집처럼 보이는 한옥 구조의 원래 건물. 막다른 도로에 접해 있어 신축하면서 도로로 일정 부분 면적을 내주어야 했다. 사대문 안에서 신축 시 진행해야 하는 문화재조사에서 조선시대 집터의 돌이 발견되어 2차 조사까지 하느라 공사 기간이 다소 지연되었다.

 

 

“우리 5년 뒤엔 단독주택을 짓고 살아요.”
신혼 시절 그렇게 다짐하며 시작했던 아파트 생활이 15년 가까이 지속되자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이재혁, 홍현경 씨 부부. 건축가인 남편이 설계한 단독주택에 초대를 받아 가족과 함께 방문해 보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뿐만 아니라 공간만 변화되어도 생활이 다채로워진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서는 본격적으로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유예할유예할 순 없었던 것

적지(適地)를 물색하기를 수개월. 서울의 사대문 안, 그것도 대학로 인근의 밀도 높은 지역을 선택한 건 일부 공간을 임대공간으로 전환했을 때 그 수요가 안정적이고, 땅값이 조금 비싸도 필지가 작아 구입 부담을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편의 설계사무소를 저층부에 두고 위층에는 살림집을 두어 어차피 지출될 사무실 임대료를 절약하게 되는 건 덤이었다. 그렇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건축가의 협소주택 짓기가 시작되었다.

SECTION

 

 

 

B1F+1F - 근린생활시설 + 창고
현재 건축가인 이재혁 소장의 설계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도로의 고저차를 이용해 높은 층고를 가진 업무 공간을 만들고 작게나마 창고 용도로 쓰도록 지하 공간을 마련했다.
2F - 취미실 + 현관
주민 커뮤니티용 공간과 가족의 취미실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선 임대 공간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3F - 안방 + 아이방 + 욕실 + 계단
방은 최소의 크기로 만들고 아이들 방은 서로 연결되면서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벙커형 침대로 구성했다. 책장을 겸하는 계단과 순환형 동선을 통해 좁지만 재미있는 공간을 추구했다.
4F - 거실 + 주방 / 식당 + 데크
전망이 열리고 채광이 좋은 4층에 거실, 주방 등의 공용 공간을 마련했다. 좁은 면적을 극복하기 위해 테라스와 연결하고 생활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초소형 화장실을 배치했다.
ROOF - 옥상
무더운 여름 피난처가 될 예정인 옥상. 다양한 식물을 가꾸고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의 특별한 장소, ‘홍 실험실’이 될 예정이다.

1 대지의 경사를 이용해 단차를 주어 사무실은 회의·응대 공간과 업무 공간으로 나누었다.

2 사무실과 주택 진입 동선은 분리하되 쪽문을 설치해 서로 통하게도 연결시켰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문을 열면 주차 공간이 나온다.

PLAN - 3F (45.26m2)                                  PLAN - 4F (36.15m2)                                  PLAN - ROOF

PLAN - B1F (19.20m2)                                            PLAN - 1F (47.64m2)

PLAN - 2F (44.65m2)

HOUSE PLAN
대지위치 서울시 종로구
대지면적 91.97㎡(27.82평)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55.10㎡(16.66평)
연면적 192.97㎡(58.37평)
건폐율 59.91%
용적률 188.94%
주차대수 1대
공법 기초 및 지하층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 중목구조
구조재 벽 / 지붕 – 철근콘크리트, 다락(중문 + 다락) - 북미산 적삼목 프리컷 가공(태원목재) + 스기루버(무절, STU)
지붕마감재 THK0.5 컬러강판
단열재 지붕 - 비드법단열재 가등급 200㎜ / 벽 - 비드법단열재 가등급 120㎜
외벽마감재 스터코플렉스 외단열 미장 마감, THK14 루나우드 T&G V형 사이딩
창호재 INOUTIC PVC 시스템창호 + THK43 로이삼중유리, THK26 로이복층유리, 삼익산업 PVC 미국식창호 + THK22 로이복층 유리, 이지폴딩 단열창호 + THK24 복층유리
에너지원 도시가스
구조설계 ㈜허브구조, 김형만 구조기술사
설계담당 이주화, 김재덕, 현진, 장우재
설계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02-511-5854 http://blog.naver.com/yjh44x

INTERIOR
내벽마감재 벤자민무어 친환경수성페인트, 노출면처리 + 발수제
바닥재 THK8 합판마루, 폴리싱 면처리
욕실 및 주방 타일 세라믹타일, 무광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이케아, 대림바스
주방 가구 IKEA METOD 주방시스템 + Mollekulla 상판
계단재 THK30 미송집성목
중문 라왕 원목
방문 자체 제작
붙박이장 Querqus Oak Vintage Hoboken
데크재 루나우드 데크목

1. 나무 벽면을 자세히 보면 숨어있는 붙박이 수납장이 보인다.

2. 복도와 계단을 곧게 구성해 좁은 면적에서도 동선이 시원하다.

3. 외부와 바로 접하지 않고도 내부로 빛을 끌어들이는 욕실 배치

 

이재혁 소장은 아파트를 떠난 이상 주택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계단과 욕실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다. 반복적이고 익숙한 계단을 탈피하기 위해 2층에는 콘크리트 마감의 직선 계단, 3층에는 벽체인 듯 숨은 수납장이 있는 꺾은 계단, 4층은 책장과 함께하는 직선 계단으로 구성했다.
인접한 공간의 용도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재료와 기능 면에서도 변주를 주었다. 또한 욕실을 순환 동선의 중심에 배치해 진입은 복도에서만 가능하되 대지 모양 때문에 생긴 모서리 공간과 통하도록 개구부를 내어 동쪽 채광을 듬뿍 받을 수 있게 했다. 용변 공간과 세면 공간을 분리해 습한 욕실을 환기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계단책장을 따라 오른 4층에서 처음 마주하는 건 천장까지 이어지는 또 다른 맞춤책장이다. 층간 이동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진입하는 4층은 이 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해먹이 있어서 즐거워하고, 부부는 남측 창을 통해 온종일 들어오는 빛과 ‘키친 가든’이라 부르는 테라스 때문에 좋아한다. 생물학과 출신의 아내는 요즘 시민정원사로 활동 중인데, 공공에서 진행하는 텃밭상자 지원 등에도 열심이다.
이제 이 테라스에서 상추, 청경채, 허브 등을 키우며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수확할 생각에 벌써 들떠있다.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는 테이블을 옮겨 야외 식당으로 확장할 수 있으니 면적이 그리 좁은 것만도 아니다. 4층 역시 계단실을 중심으로 실내외가 순환되는 동선으로 구성했고 모서리공간을 외부창고로 만들어 수납력을 높였다.

우애가 좋은 형제이지만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진입은 동일하게 유도하면서 방은 따로 만들었다. 대신 침대를 위아래로 겹치게 배치해 공간을 절약했다.

필요한 가구로만 구성한 안방. ‘달_놀이집’이라는 이름은 침대맡의 코너창으로 들어온 달빛을 보고 지었다.

주택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주는 외부테라스

주방과 테라스를 동시에 쓸 수 있도록 창을 크게 내고 단열을 위해 독일식 시스템창호를 적용했다.

골목길에서 바라본 주택의 모습. 코너창, 우드마감재, 난간 등 좁은 입면 안에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테이블에 앉아 야경을 보며 대화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4층 가족 공용 공간

주택의 단열과 외벽은 실내 면적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외단열 미장 마감을 선택했다. 특히 이 주택은 4층의 층고가 높아서 더욱 단열에 취약하므로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외벽뿐만 아니라 지붕과 테라스에도 외단열로 작업을 하고 창호는 독일식 시스템창호를 적용했다. 덕분에 올겨울 가스 난방비는 아파트에 살 때보다 적게 나왔으니 그 시도는 성공적이라고 자평할 만하다. 시공 전반적으로는 2차까지 간 문화재 조사와 토목 공사 중 터져 나온 물줄기 등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현장이었지만, 그 결과 얻은 따뜻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는 모든 고생을 보상해 주는 추억이 되었다.
어느 날 큰 아이의 친구가 “너희 집에 그네 있어?” 하고 물었단다. 4층 거실에서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해먹의 움직임을 보고 오해한 모양. 집을 짓고 친구를 초대하는 일도 부쩍 잦아진 아이들은 공간 곳곳을 가장 잘 활용하며 누빈다. 집은 가족을 위한 커다란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이 소장의 평소 건축관이 자신의 가족에게도 들어맞았다. 그렇다면 ‘달_놀이집’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되었을까?
“어느 날 안방에서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코너 창을 통해 달이 선명하게 비추더라고요. 하루 종일 놀고, 먹고 쉬고, 밤에는 달까지 머물고 노닐고 가는 곳, 이곳이 ‘달_놀이집’이예요.”

 

 

 

건축가가 알려주는 도심에서 협소주택 짓기 TIP

 


1. 건축 비용을 고려한 설계 도심에 작은 집을 지으면 면적대비 건축공사비가 상승한다. 지하 공간은 지상에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피하는 것이 좋다. 주변 집에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흙막이공사를 해야 하지만, 실제로 정화조나 맨홀을 설치할 공간을 제외하면 얻는 면적도 작아진다.
2. 식당은 가장 좋은 위치에 아파트는 모두 거실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작은 집에서는 식당이 거실의 역할을 겸해야 한다. 거실은 열린 방처럼 구성하고 식당을 외부의 테라스와 연계하면 공간이 훨씬 넓게 느껴질 뿐 아니라 실제로도 넓게 확장해 사용할 수 있다. 외부 공간과 접해 있어 하루 종일 햇빛이 드는 공간이 되는 건 덤이다.
3. 수납과 계단 요즘은 비우는 것이 유행이지만, 사계절을 가진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수납할 물건이 많다. 현관에 따로 수납공간을 만들거나 계단 하부, 계단참 등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단지 오르내리는 용도가 아닌 다른 쓰임새로 공간을 기획해 볼 필요가 있다. 계단이 때론 도서관, 쇼룸, 수납공간 등 다기능적인 장소가 되기도 한다.

관련
​사이트
bottom of page